Source: 메디컬투데이 
Date : 2010-11-23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오는 2011년부터 다국적 제약사들의 오리지널 의약품 관련 특허 남용행위를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지 난 18일 공정위 박상용 사무처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국내 제약사들 위주의 불법 리베이트 단절에 주력했다면 다가오는 2011년에는 다국적 제약사들의 특허 남용을 통한 시장지배행위 근절에 중점적 감시체계를 마련하고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다국적 제약사들의 특허권을 이용한 이른바 ‘에버그리닝’ 전략은 그간 무효인 의약품 특허의 효력을 지속시키고 경쟁 제약사의 복제약(제네릭) 상품의 시장 진입을 지연시키는 등의 이유로 제약업계 내의 논란이 지속돼 왔다.

일반적으로 문제가 돼 왔던 의약품분야의 주요 지식재산권 남용 행위는 크게 ▲특허분쟁에 대한 합의 ▲특허소송 남용 등이다.

먼저 ‘특허분쟁에 대한 합의’ 유형은 ▲무효인 특허(오리지널 의약품)의 효력을 지속시키고 경쟁사업자의 제네릭의 신규진입을 지연시키는 행위 ▲특허 분쟁과정에서 경쟁사업자간에 부당하게 합의하는 경우(역지불합의) 등이다.

또한 ‘특허소송 남용’ 유형은 ▲특허 무효심판 및 침해소송 ▲기타 지식재산권의 출원 및 행사 과정에서 관련된 법적·행정적 절차를 남용해 다른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경우 등이 포함된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오리지널 약을 생산해 공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장지배 남용행위에 전반적인 메스를 대겠다는 것.

공정위는 이를 위해 조직의 각 국별로 특허를 관할하는 8명의 사무관급 직원들을 선발해 다음달 중 10일간 미국 경쟁당국인 FTC에 파견해 특허권 남용과 관련한 집중 연수를 받게 한다는 복안이다.

박 사무처장은 “의약품의 특허 보호는 필요하지만 지식재산권이 남용되면서 국내 제약사가 피해보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며 “내년부터 지식재산권 남용행위에 대한 법 집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어 박 사무처장은 “공정위는 지식재산권 남용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힘 쓸 것”이라며 “이같은 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려 국내 제약사들에게는 신고를 받고 특허권을 가진 제약사들에게는 지식재산권 남용행위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정위의 이같은 방침에 국내 제약사들은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 A제약 관계자는 “오리지널 제약사의 에버그리닝 전략은 대개 먼저 특허범위를 폭넓게 설정한 뒤 범위를 좁혀, 후속 특허를 출원하는 전략으로 특허기간의 연장효과를 노린다”며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이와 관련한 특허 소송에서 승리를 쟁취하는 추세가 늘고 있는것과 발맞춰 이참에 완전히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B제약 관계자도 “억울하고 잘못됐다는 확신이 서도 영세한 제약사 입장에서는 비용 등에 대한 부담으로 소송을 진행할 엄두도 못내는 경우도 많다”며 “정부 차원에서 타이트한 관리를 해준다면야 더 바랄 나위가 없다”고 밝혔다.

그 러나 일부 국내 제약사들은 “올 안해 동안 갖가지 규제와 모함으로 국내 제약사들을 괴롭혀 놓고 뒤늦게 ‘달래 주기 식’으로 다국적 제약의 감시 강화방안을 생각하는 것 아닌가”라며 “특허 관련 문제를 제외하고도 국내 제약업계는 여전히 풍전등화 상태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와 관련 다수의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들은 “아직 구체적 사안이 결정 난 것도 아닌데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긴 어렵다”며 대답을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