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2014.07.09
Source: 약사공론
EU가 제네릭의 시장 진입을 방해한 제약사 세르비에에게 3억310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하면
서 허가-특허 연계제도 시행을 앞둔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최근 5년 넘게 끌어온 프랑스 제약사 Servier(세르비에)에 대한 공정거래법위반 사실 조사가
드디어 마무리됐다. 그 결과 EU 당국은 세르비에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3억 유
로이상의 벌금을 부과했다.
EU 집행위원회는 2008년 제약성분 특허 만기로부터 일반 소비자가 약국에서 제네릭 약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시점까지 평균 7개월이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 주목, 일부 제약회
사가 시장 내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제네릭 약품의 시장 진입을 방해하는 관행을 포착하
고 본격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세르비에는 심혈관질환을 적응증으로 하는 페린도프릴(Perindopril) 성분 특허를 보유하며 '
코버실(Coversyl)'이라는 약품명으로 제품을 판매 중이었고, 페린도프릴 성분 특허 만기가
다가오자 페린도프릴 성분 제네릭 약품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시장 내 우월적 지위를 남용
한 혐의를 받았다.
EU 집행위원회는 세르비에가 불공정 행위로 수년간 불법 이득을 취득하고 이로 인해 국가 보
건재정에 위해를 가하고 환자들의 금전적 피해를 야기한 점이 인정된다는 점을 내세워 이같이
결론 내렸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성분에 대한 특허를 보유한 세르비에가 제네릭 약품을 제조하는 제약
사에 불법으로 자금을 건네고 시장 진입 시기를 늦추는 것에 대해 비밀리에 담합했으며, 페린
도프릴 제조에 필수적인 기술 특허를 매입해 다른 경쟁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세르비에는 '자금에 대해서는 충분히 해명할 수 있으며, 이는 특허를 둘러싼 크고
작은 법적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합의금 조로 지급된 자금'이라고 반박하며 유럽사법재판소에
청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이번 건은 시장지배적사업자의 지위 남용도 있지만, 소위 역지불합의
와 관련된 것"이라며 "내년에 허가-특허 연계 제도가 본격 시행될텐데, 이를 위해 정부가 마
련한 약사법 개정안은 역지불 합의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우려
스럽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 허가-특허 연계제도를 포함한 입법예고안에 제약사간 특허분쟁 과정에서 합의
가 이루어진 경우 이를 공정위에 신고하도록 하는 제도인 '특허분쟁 종결합의 신고제'가 포함
돼있지만, 현실적으로 담합을 막기엔 부족하며, 이 제도를 두고 있는 미국에서도 역지불합의
는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한편 세르비에는 현재 한국세르비에 법인을 통해 한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최근에는 한화제약
과의 협약으로 영업력을 확대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대표품목으로 심부전 치료
제 '프로코라란', 고혈압 치료제 '아서틸', 협심증 치료제 '바스티난' 등이 있다.
* 역지불합의[reverse payment. pay for delay]: 신약특허권자와 복제약사가 특허분쟁을
취하하고 경쟁하지 않기로 하는 대신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면서 합의하는 것을 이른다.
작성일 : 14-07-3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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